10년만에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어림잡아 10년 전에 운전면허 도로주행에서 내 기억에 3번 떨어져 그 뒤로 포기해 버렸다. 당시 같이 면허 따는 것을 시작했던 상당한 쫄보 회사 동료는 붙었고 곧바로 운전을 시작했다. 그렇다. 나는 그 보다 더 쫄보였던 것이다. 이제는 너무 오래돼 잘 기억나지 않지만 도로주행 완료 후 장내 주차중 엑셀과 브레이크를 헷갈렸었던 거 같다. 곧바로 탈락이었다. 차선 변경을 해야 하는데 뒤에 오는 차들이 무서워 그대로 도로에 서서 얼어붙어 버렸다. 시험관이 화를 내며 갓길에 세우라고 하고는 자기가 차를 몰아 시험장으로 돌아왔다. 왜 그런 표현이 나왔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그 시험관은 '나이도 많은데' 라는 표현을 했다. 당장 차를 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간절함도 없고 너무 무서워 그대로 면허따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교통사고가 난 적도 없고 난 걸 지켜본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무서운지 모르겠다. 물론 이야기를 나눠 보면 아직 면허가 없는 사람 중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때가 되면 다 면허를 따고 운전을 하거나 적어도 갓 20살 넘어 따 놓은 면허증이라도 있었다. 역시 세상물정 모를 때 도전했어야 하는 건가...
이제는 아기를 태우고 다닐 거라 더더더 불안한 상황인데 정말 극도로 필요성을 느끼기에 울며겨자먹기로 오늘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했다. 그 사이 학원비도 많이 올랐다. 아주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10년 전보다는 어려워졌다는 데 과연 내가 딸 수 있을까... 떨어졌던 전적이 있어 이번 시험 도전은 남편 이외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도록 한다.
내년에 이사갈 아파트 주변이 허허 벌판인 것을 기억하며,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젖먹이 아기와 라푼젤처럼 갇혀 지냈던 22년도를 기억하며... 불안감을 극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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