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s Seeker

[일탈] 셀프 단발

by zelator-lucy 2023. 2. 12.
728x90

 오랫동안 해오는 일탈 행위가 하나 있는데 바로 머리카락 자르기이다. 단순히 앞머리만 다듬는 것이 아니라 긴머리를 싹뚝 단발로 자르기도 하고 어중간하게 길어진 중단발을 숏컷으로 자르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바리깡도 샀었다. 숏컷을 하려면 뒷머리를 아주 짧게 잘라야 하는데 가위로 다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2년 전 결혼 준비로 미용실에 간것이 한 5-6년 만에 방문했던 것이었다. 내내 머리를 스스로 다듬었는데 그럴때마다 묘한 쾌감이 들었다. 가위질 한번으로 몽실이가 될 수도 있으니 긴장되기도 하며 잘려져 나가는 머리카락 한웅큼을 보면 어린아이가 엄마 몰래 저지레를 치르는 거 같은 짜릿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임신과 출산으로 스스로 머리 자를 에너지가 없어 미용실에 몇번 머리를 맡기다가 오늘 외출 전에 급히 싹뚝 오랜만에 머리카락을 잘라 봤다. 어떻게 했는지 감도 잃어버려 들쭉 날쭉이지만 출산 후 거의 처음있는 본격 외출을 앞두고 새출발하는 기분, 전환점을 상징하는 의식를 치른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당분간 샤워할 때 마다 삐죽이 튀어나온 다음어지지 않은 머리카락들을 정리하게 될 거 같다. 이제 또다시 앞으로 몇 년간 미용실 갈일은 없게 될 거 같다. 

 

SMALL